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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12월 29일

[잇데이] 겨울밤이 우동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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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배고프면 더 춥다. 그럴 때 따뜻한 면이 더 절실해진다. 코가 얼어버릴 듯한 밖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가 따뜻한 국물에 담긴 면을 보면 ‘행복은 얼마나 사소하며 문명은 얼마나 대단한가’처럼 밑도끝도없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럴 때는 맑은 국물에 담긴 담백한 면이 좋다. 한국의 매운 라면도 좋지만 추위에 굳었던 몸을 천천히 녹이기엔 맑은 국물에 담백한 면이 더 어울리는 느낌이다. 중국식의 기름진 국물 면도 매력 있지만 맑은 국물만큼은 아니다. 동남아시아의 쌀국수는 따뜻한 나라의 음식이라서인지 아무리 뜨끈해도 몸이 데워지는 기분이 덜하다. 역시 우동이다.

 

마침 풀무원은 추운 겨울에 좋은 우동 3종 연달아 출시했다. 21년 출시 반전제면 가쓰오우동, 22년 출시 가락우동, 23년 출시 모찌모찌 우동이다.

각각의 면은 각자 다른 제법을 써서 모두 식감이 다르다. 점차 기호가 다양해지는 한국 시장에 대응한 셈이다. 각각 면의 이름은 '반전제면' '가락우동' '모찌모찌 우동'. 모두 쫄깃하다는 키워드를 갖고 있으나 세부적 특징은 모두 다르다. 반전제면은 쫄깃하고 탱글탱글하다. 가락우동은 쫄깃하고 부드럽다. 모찌우동은 쫄깃하고 쫀득하다. '탱글'하거나 '부드럽'거나 '쫀득'한 식감 차이는 먹어 보면 바로 알 수 잇을 정도로 확연하다.

 

 

 

 

먼저 풀무원이 가장 주력하고 있는 '반전제면 정통가쓰오우동’을 소개한다. 끓이는 방법은 보통 우동과 같다. 물을 끓이고 스프를 넣은 뒤 2분 정도 끓이면 완성. 면이 끓을 때면 으레 맛이 어떨까 싶은 기대도 끓어오른다. 완성된 걸 한입 먹으니 한국에서 기존에 먹던 우동과는 탄탄함이 달랐다. '정통'이라는 말을 붙인 게 아깝지 않을 만큼 일본에서 판매하는 하드한 우동 면을 재현했다.

 

 

 

 

질감이 탄탄해짐에 따라 우동을 둘러싼 다른 변수도 달라진다. 일본 우동은 면이 딱딱하고 국물을 먹지 않는 문화이기 때문에 국물이 한국 국수 국물에 비해 짠 편이다. 정통가쓰오우동도 보통의 우동 국물에 비해 조금 짠편이다. 정통을 표방하는 사람들이라면 이것도 마음에 들 것 같다. 가쓰오부시 성분이 들어가 농후한 풍미가 나는 것도 매력적이다.

 

 

 

 

정통가쓰오우동이 일본 우동의 재현이라면 다른 우동 2종은 한국 시장의 반영이다. 모찌모찌 우동은 이름처럼 요즘 한국 시장에 분모자 등으로 정착한 쫄깃쫄깃함 식감을 강조하는 우동이다. 진공반죽을 숙성한 면이라 그런지 쫀득한 식감이 살아있다.

끓이는 시간과 방법은 거의 비슷하다. 먹어 보면 확실히 정통가쓰오우동에 비해 심지가 없다. 쫀득쫀득한 식감을 좋아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어필하려는 걸 느낄 수 있고, 실제로 그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이다. 모찌모찌우동은 면의 식감이 달라서 면의 식감을 강조해서 먹을 수 있게 버터를 녹여먹는 '가마버터우동'도 함께 출시됐다.

 

 

 

 

마지막으로 먹어본 우동은 가락우동이다. '가락국수'라 부르던 시절의 얇고 찰랑거리는 면을 재현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우동이다. 이런 우동은 어디서나 흔히 먹어볼 수 있으니까. 기대하지 않았다고 적을 수 있는 이유는 사실 이 우동이 가장 놀라웠기 때문이다. 큰 기대 없이 물을 끓이고 큰 기대 없이 면을 익힌 뒤 한입 먹었을 때 첫 느낌은 '이거 좋은데?' 였다. 어디서나 흔히 먹을 수 있는 즉석우동 맛을 재현했다. 우동 면의 질감도, 앞선 두 우동에 비해 가쓰오부시 향이 옅은 국물 맛도 언젠가 먹어본 맛. '어디서더라...' 생각해보니 고속도로 휴게소였다. 풀무원의 기술력으로 그 맛을 한층 더 수준 높게 구현한 셈이다. 일반 티셔츠와 좋은 면으로 만든 프리미엄 티셔츠처럼, 봐서는 비슷하지만 접해 보면 달랐다.

 

 

 

 

이 세 가지 면의 각각 다른 식감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여기에 풀무원의 노하우와 기술이 있다. 풀무원은 새로운 면을 만드는 과정에서 신 기기를 도입했다. 기기가 없는 다른 곳에서는 만들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 각 면발마다 반죽과 온도 처리 등의 디테일이 다르다.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은 6겹의 면대를 하나로 겹쳐 만들어 단단한 심지를 만들고 3°C에서 90초 급속 냉각해 쫄깃하다. 가락우동은 우동면을 삶은 직후 10℃이하의 냉수에서 헹궈내 쫄깃하고 탄력있는 식감을 구현했다. 심지는 없지만 급속 냉각만 거쳐 겉은 쫄깃하고 안쪽으로는 부드럽다. 모찌모찌우동은 반죽에 전분 많이 섞어 타피오카의 펄을 씹는듯한 찰기를 구현했다. 이런 걸 모르고 먹어도 맛있지만 알고 먹으면 조금 더 맛있다.

 

 

 

 

각 국물의 식감에 맞춰 국물 맛도 조금씩 다르다. 짠맛 정도 순서로 치면 반전제면우동 > 모찌모찌우동 > 가락우동 순서다. 가쓰오부시향이 만들어내는 농후한 느낌도 반전제면우동 > 모찌모찌우동 > 가락우동 순서다. 더 맛있고 덜 맛있는 게 있다기보다는 각 면에 잘 어울리는 국물을 정밀하게 설정했다고 봐야 한다. 물건 하나를 만드는 건 보통 일이 아니다.

 

 

 

 

풀무원이 가장 주력하는 면발이 탄탄한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을 먹어 보면 보통 한국형 우동과 방향성이 다름을 알 수 있다. 일본에서 먹는 굵고 힘 있는 우동을 최대한 재현하려 한 게 느껴진다. 원래 특정 국가의 음식은 그 국가에 다녀온 사람이 많아질수록 대중화된다. 베트남 항공편이 증편되자 몇 년 후 베트남 쌀국수집이 많아진 것과 같다. 그 면에서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은 한국인의 일본 방문이 폭증한 요즘에 잘 어울릴 듯하다. 일본 여행이라도 다녀와서 일본의 맛이 그리울 때 반전제면 가쓰오우동을 먹는 식이다. 한국 생산이니 당연히 '완전 일본 맛'이라고 할 순 없지만, 별도의 일본산 쯔유 등을 쓴다면 진지한 일본풍 우동이 될 것 같다.

 

다른 우동도 매력적이다. 모찌모찌 우동가락우동은 그 맛을 좋아하거나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충분히 다가갈 매력이 있다. 가락우동은 레트로 식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옛날 즉석우동의 질감이 잘 살아 있다. 약간 오뎅국물이 연상되는 맑은 국물까지(실제로는 오뎅국물보다는 훨씬 잘 우렸다). 가끔 고속도로 휴게소 우동을 먹기 위해 고속도로에 가고 싶어질 때가 있는데 가락우동과 함께라면 그럴 필요가 없겠다. 모찌모찌우동 역시 요즘 식감이라고 해도 될 만큼 요즘 번화가 식당에서 나올 법한 식감이 구현되었다.

 

원래 면은 겨울에 더 맛있다. 면을 식히는 물이 더 차서 면을 더 쫄깃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지만 기능적인 이유만이 전부는 아니다. 차가운 공기 사이로 피어오르는 면 끓이는 김, 그를 따라 모락모락 올라오는 국물의 향, 젓가락으로 면을 들어올렸을 때의 그 기대감, 따뜻한 면이 목을 미끄러져 내려갈 때의 그 온기, 한 그릇을 다 비웠을 때의 따뜻한 포만감. 그 모든 게 모여 겨울 면의 추억이 만들어진다. 풀무원의 우동 3종은 추운 겨울을 잘 보내주는 즐거운 추억의 재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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