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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년 11월 24일

[잇데이] 육류를 향한 콩의 진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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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의 요소는 무엇일까? 맛을 이루는 몇 가지의 요소를 일일이 분해해서 다시 조립하면 똑같은 맛이 날 수 있을까. 맛을 이루는 요소를 살짝 바꿔서 원래의 음식과 비슷한 맛을 낼 수 있을까. 그럴 수 있다면 대체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맛의 요소를 분해해서 다시 조립한 새 음식을 냈다면 이게 현대 사회의 마법 아닐까. 요즘 나오는 '대체육' 상품들을 보면서 그런 생각이 들때도 있다. 원래 고기로 만들던 음식들의 맛을 살리기 위해 만들어지는 대체육 상품들은 완성도와 개인 기호를 넘어 신기하고 심오한 면이 있다. 이게 어떻게 되나 싶어 신기하고 음식이 무엇인가 생각하게 되어 심오하다. 풀무원에서 나온 '지구식단 런천미트'를 보면서도 궁금해졌다. 맛이란 무엇일까, 음식이란 무엇일까.

 

‘지구식단 런천미트’가 개발된 데에는 시대의 변화가 있었다. 한국이 선진국이 되면서 채식 인구, 대체식품 시장규모, 그 중에서도 대체육 시장 규모, 모두 점점 커지고 있다. 그에 비례하듯 비건 음식점의 수나 비건 식당의 카드사용액까지 점차 높아졌다고 한다. 몇 년 전만 해도 채식주의자 외국인이 서울에 갈 식당이 거의 없던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변화다. 시대 변화가 빠른 만큼 한국의 대응 역시 점점 빨라진다. ‘지구식단 런천미트’의 여유로워 보이는 패키지 뒤로는 이런 현실 인식이 있다.

 

 

 

 

지구식단 런천미트는 첫인상부터가 요즘 세상 물건이다. 이 런천미트는 패키지를 감싼 라벨이 없다. 이 역시 환경을 위한 '무라벨 무캡'이다. 영양성분은 런천미트 3개를 담은 종이 패키지에 적혀 있다. 종이 박스에 적힌 100g당 칼로리는 260kcal. 지구식단 런천미트 한 캔은 190g이니 한 캔의 총 칼로리는 494kcal다. 콜레스테롤 함량이 0이라는 점도 신경 쓰는 사람에게는 와 닿을 수치다. 어떤 맛과 생김새의 무엇이 나올 지 기대하며 캡을 열어본다.

 

 

 

 

미묘하게 다르다. 지구식단 런천미트의 첫인상이었다. 캔의 손잡이를 당기는 느낌은 보통 런천미트와 같다. 햄의 통조림을 열면 여는 냄새가 조금 다르다. 보통 햄과 거의 비슷한데 거기 간장 냄새가 약간 섞인 느낌이 들기도 한다. 실제로 지구식단 런천미트 성분에는 진간장이 들어 있다. 이렇게 비슷할 수가 있나 싶어 조금 더 코를 가까이 대면 그때는 ‘콩이구나’ 싶은 고소한 냄새가 올라온다. 콩이나 간장 냄새가 확실히 난다는 점에서 풀무원의 최소 첨가물 원칙을 느낄 수도 있다. 실제로 풀무원은 첨가물을 최소화했다. 이런 세상에 풀무원의 최소 첨가물 원칙이 더 돋보인다.

 

 

 

 

햄을 꺼내 보고도 신기한 느낌은 가시지 않는다. 일반 런천미트에 비해 입자의 느낌이 조금 더 도드라진다. 조금 더 색이 짙은 알갱이도 있다. 햄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서 더 믿음직스러워 보인다. 콩으로 만들었다는 걸 굳이 숨기지 않은 느낌이 들어서다.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이 캠핑을 간다면 이런 부분이 눈에 띌 듯하다.

 

생 햄을 한입 먹어보 간장 맛과 콩 맛이 들어오는 가운데 고기의 부드러운 느낌 대신 밀도 높은 무언가가 입 속에서 신기한 기분을 준다. 힘을 주어 씹으면 고기처럼 입자가 뭉그러지는 게 아니라 입자가 갈라지는 게 느껴진다. 밀도 높은 식물성 단백질을 씹는 것 같다. 남다른 식감과 달리 주된 간은 역시 짠 맛이다. 이 짠맛도 미묘하다. 고기 햄 특유의 기름진 짠맛보다는 한층 기름기가 덜하고, 동시에 이 짠맛 덕에 나도 모르게 '햄이다'라고 인식하게 되기도 한다. 이 정도의 짭짤한 느낌을 위해 고심을 꽤 했다는 것이 지구식단 런천미트 담당자의 이야기다.

 

지구식단 런천미트의 이 균형감은 상당히 기분 좋다. 일반 햄과도 다르고 콩으로 만든 두부나 식물성 단백질의 대명사인 버섯과도 다르다. 제 3의 맛을 내는 제 3의 햄이라고 불러도 딱히 틀린 설명은 아닐 것 같다. 제 1의 햄은 고기가 90% 이상 들어간 고급 햄, 제 2의 햄은 고기 함유량이 50% 내외인 런천미트, 제 3의 햄이 콩을 원료로 약간의 간장 맛이 나는 이런 햄이다. 새로운 맛 장르가 하나 생긴 셈이다.

 

 

 

보통 한국 사람들이 즐겨 먹는 '밥에 구운 햄'을 구현해보고 싶었다. 그래서 밥을 구해두고 햄을 구워 봤다. 보통 햄보다 지방이 덜한데 구울 때 어떻게 되나 싶어 두 번 구웠다. 기름을 안 바르고 한 번, 기름을 바르고 한 번. 기름을 바르지 않고 구워도 팬에 달라붙지 않았다. 이 역시 간소한 요리를 위해서 중요한 부분이다. 구운 걸 먹었을 때 느낌도 생 햄을 먹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하다. 일반 햄과 다른 건 알겠는데 맛있다. 고기를 굳이 따라하지 않은 기백이 돋보인다.

 

일반적으로 음식은 덜 자극적일수록 고급스러운 음식이 된다. 짠맛, 신맛, 매운맛, 단맛 등 자극적인 요소가 줄어들고 음식이 슴슴해질 때 나오는 말이 '재료 본연의 맛'이라는 표현이다. 그 관점으로 보면 지구식단 런천미트는 상대적으로 고급스러운 런천미트이기도 하다. 식물성 재료를 쓴 덕에 지방 함량은 100g당 20g이다. 그 수치가 맛으로 반영되니 일반 햄에 비하면 확연히 덜 자극적인 맛과 덜 무거운 포만감이 든다. 지구식단 런천미트의 장점이다.

 

 

 

 

지구식단 런천미트를 어떻게 먹으면 좋을까. 풀무원이 제안하는 조리법은 무스비이다. 무스비는 주먹밥 사이에 끼워서 먹는 밥 요리의 응용편이다. 밥이나 감자 등 다른 식재료와 함께 즐기면 더욱 햄 같고, 고기가 아닌 걸 알고 먹어도 즐거운 제 3의 맛이다. 구울 때 주의할 점은 기름과 불 세기다. 지구식단 런천미트는 일반 런천미트를 생각하고 구우면 잘 탈수도 있다. 약불에 올린 뒤 일반 런천미트보다 조금 더 빨리 자주 뒤집어준다고 생각하면 더욱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번주 한끼는 지구식단 런천미트와 함께 해보는 것이 어떤가? 지구식단 런천미트로 만든 무스비는 아이들에게 건강한 점심도시락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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